비일본산 해외 노벨 게임 소개&펑가 5 <트라이컬러 러브스토리(Tricolour Lovestory)> 비일본산 해외 비주얼 노벨 소개




1. 게임 정보

   - 제목 : 트라이컬러 러브스토리(Tricolour Lovestory)

   - 제작사 : HL-Galgame(http://www.hl-avg.com/index2.html)
   
   - 배급사 : Sakuragamer

   - 장르 : 비주얼 노벨, 연애물

   - 대상 연령 : 전연령

   - 보이스 여부 : 주인공 제외 풀보이스(중국어)
 
   - 유/무료 : 유료
  
   - 기타 : 스팀 상점(http://store.steampowered.com/app/668630/)

※ 중국 원판의 제목은 三色△绘恋(삼색 회연)이나, 이 작품을 쉽게 입수하는 경로가 스팀 상점에서 사는 것이고 대다수의 언어 설정인 한국어 설정 상태에서는 영어 제목이 표시되기에 제목 항목은 영어로 우선 표기하였다. 이후에도 필자가 플레이한 건 영문판 기준이기에 특별히 중국어 원문을 표기해야 의미가 전달되는 상황이 아니면 기본적으로 영어로 표기하도록 하겠으니 양해바란다.

※ 이 글에서 사용되는 모든 이미지의 저작권은 HL-Galgame에 있습니다.


2. 간단 요약 & 선정 이유

스토리적 측면에서 보자면 평범한 연애물에 가까운 이 게임을 선택한 이유는 이 게임이 해외 비주얼 노벨의 잠재력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특출나지는 않지만 무난한 스토리에다가 가격 대비 압도적인 기능성으로 무장한 이 게임은 스팀 유료 비주얼 노벨 중 8000개가 넘은 평가 수를 자랑하여 유료 비주얼 노벨 중에선 왠만한 일본산 번역 미연시를 제치고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처음에는 이게 얼마나 대단하다고 생각했던 필자도 한 번 잡고 나니 절로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만약 중국에서 본격적으로 비주얼 노벨 계에 진출한다면 그 파급력은 상당하겠구나 하고 말이다. 중국 미연시의 저력을 알고 싶다면 이 작품을 강력 추천한다.


3. 캐릭터적 측면에서의 평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삼각관계를 다룬 작품인 만큼 더블 히로인 체제를 채택하고 있다. 이 점은 특별할 것이 없으나, 서브 캐릭터가 10명에 가까울 정도로 좀 지나칠 정도로 많다는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당장 레귤러 2명에 준레귤러가 1명이며, 그 외에도 조력자나 악역의 역할을 맡은 인물들이 많다. 하나하나 따져보면 특이한 인물상은 아니지만, 이러한 연애물에 등장할 수 있는 조력자나 악역은 다 들어있다고 보면 된다. 다만 이 점은 스토리적 평가에서 좀 더 다뤄보기로 하고, 여기서는 주인공과 히로인에 집중에서 살펴보자.

그에 앞서 더블 히로인 체제인 만큼, 두 히로인의 대비점을 짚고 넘어가자. 각각의 이름은 바이올렛(Wen Zhi)와 데이지(Mo Xiaoju)이며, 각각 이름부터 보라색과 주황색으로 대비된다. 외형적 특징을 비교하면 바이올렛은 "거유, 흑발, 생머리"의 속성을 지닌 반면, 데이지는 "빈유, 갈색 머리, 트윈테일"의 속성을 지닌다. 성격도 내향적인 바이올렛과 외향적인 데이지로 구분되며, 주인공과의 관계의 출발도 바이올렛은 전학생, 데이지는 소꿉친구로 반대되는 입장이다. 그를 보충하기 위해서인지 주인공과 바이올렛만이 동급생이라는 설정이며, 그에 따라 과거에 보낸 시간이 많은 데이지와 현재(게임 중)에서 보낼 시간이 많은 바이올렛으로 구분된다. 마지막으로, 가정 환경 또한 남부러울 게 없는 환경에 자란 데이지와 강압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바이올렛으로 대비된다. 이 정도면 더블 히로인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대비가 되는 히로인 설정이라고 보인다.

<가장 왼쪽이 데이지, 중간이 바이올렛이다. 오른쪽의 처자는 서브 캐릭터인 서니>

이제 개별적인 분석에 들어가자. 먼저 바이올렛을 보면, 그녀의 대사 중 초반부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이 '나와 당신은 닮았다'라는 것이다. 주인공 또한 가정환경이 불우했으며, 성격 또한 둘 다 '남에게 상처주기 싫어서 자신이 떠안는 타입'이기에 주인공은 쉽게 그녀에게 자신의 처지를 이입시켜 보게 된다. 그에 따라 주인공은 그녀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하려 하며, 그녀 또한 그에 화답하여 처음 전학 때의 주변을 배척하던 모습에서 벗어나 주변에 말도 걸고 친구도 사귀고 하는 식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인다. 주인공이 특히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자신이 하고 싶은 것, 원하는 것을 해라'인데 이는 그녀를 격려할 때도 쓰이지만, 나중에 주인공이 곤경에 처해있을 때도 그녀에게 그 말을 그대로 돌려받아 힘을 얻는다. 이 점에서 보면 이상적으로 서로를 이해하면서 발전하는 히로인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바이올렛의 최초의 바람을 이루어주기 위해 이인삼각의 대주자로 나서는 주인공>

문제는 그렇다고 근본적으로 그녀가 바뀐 건 아니라는 것이다. 후반부에 들어나지만 '남에게 상처주기 싫다면서 자신이 상처를 떠안는다'라는 성격은 어디가지 않아서 결국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을 곤경에 휘말리게 만든다. 주인공은 '이건 그녀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게 아니다', '너 자신이 나에게 다시 가르쳐주지 않았느냐'며 그녀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녀는 고집스럽게도 주인공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심지어 이 성격은 연애에서도 드러나 주인공과 그녀가 가까워지는 것에 초조한 데이지가 먼저 공세를 취했는 데도 마치 물러나 둘을 응원하려는 양 못 본 척 무시한다. 즉 발암 캐릭터라고 볼 수 있으며, 작중 드러나는 그녀의 사정에서 이를 이해할 수 있냐 없냐에 따라 그녀에 대한 평가가 갈린다고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미 그녀의 의향과 상관없이 주인공 일행들은 개입하고 있으니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반면에 데이지의 경우에는 주인공과 다른 가정환경에서 자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 세월 동안 옆에서 그를 지지해왔기에 그를 파악하는 데 있어서는 어느 누구 보다도 뛰어나다. 작중에선 주인공이 주변에 폐를 끼치지 않고 싶다며 거짓말로 둘러대거나 할 때가 있지만 그녀 앞에선 역시 어불성설, 하지만 그녀는 그런 주인공을 이해하기에 결코 책망하거나 하지 않는다. 정확히는 그 자리에서 화내고 사과를 받을 지언정 그런 비난의 화살은 주인공에게 있다기 보단 무력한 자신에게 있다고 보는 게 정확하다. 항상 나중에 가면 사실은 본인이 잘못했다고 화살을 돌린다. 작중에서 주인공이 곤경해 쳐해 있을 때, 다른 친구들은 나름의 능력을 발휘해서 주인공을 도울 때조차도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단지 저녁을 같이 먹자' 정도의 위로를 건내는 것 뿐이니까 말이다. 그런 죄책감 때문에 그녀는 주인공의 잘못을 인정할 수 없다.

<데이지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그의 곁에 있어주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자리 마저도 불안하다>

이렇게 불안한 상황에서 바이올렛이 등장해서 주인공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시작하자 그녀는 점점 소외되는 듯한 느낌이 들게 되고, 그에 따라 앞에서 언급한 대로 먼저 공세를 취하는 등 선제행동을 하게 된다. 바이올렛이 여기에 응해주었으면 차라리 나았겠지만, 그녀는 위에서 언급한 대로 무대에 오르려는 시도조차 하려 하지 않는다. 결국은 데이지의 마음 속의 빛과 죄책감만 커지게 되는 상황만 되는 것이다. 물론 주인공은 초반에는 몰라서, 알게 된 뒤에는 당장의 위기 해결이 소중하다는 이유로 상황에 답을 내려주지 않는다. 여기까지 말하면 알 수 있겠지만 데이지는 소꿉친구 입장에 있는 위치에서 어찌 보면 뻔한 전개를 보이는 캐릭터라 할 수도 있기에, 플레이어의 데이지에 대한 평가는 기존의 소꿉친구 속성 캐릭터에 대한 호불호가 그대로 투영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데이지는 선제 공세를 취하게 되는데 약속된 전개대로 사실 바이올렛은 깨어 있는 상태다>

마지막으로 주인공의 경우는 두 히로인을 대할 때 바이올렛에겐 '도움을 주고 싶다', 데이지에게는 '더 이상 폐를 끼치기 싫다'라는 마음으로 대하는 데 위 설명에서 알겠지만 정작 이 둘은 히로인들이 원하는 게 아니었기에 작중에서 고생하게 된다. 사실 히로인들의 감정을 캐치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것이 별로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당장 내 코가 석자인 상황에 처해있을 때가 대부분인지라 이해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정작 문제라고 할 만한 건 이 캐릭터가 성장했냐고 보면 미묘하다는 점, 이건 앞에서 언급한 히로인들에게도 해당하는 점인데 이 작품의 전개 방식이 기본적인 틀은 같고 스케일이 점점 커지는 방식이라서 나중에 더 큰 위기가 닥쳤을 때 대처할 수 있을 지도 불안해보인다. 이는 스토리 평가 쪽에서 좀 더 다루도록 하겠다.

<진정으로 히로인이 원하는 걸 해주는 것이 아닌 이상 이런 갈등은 필연적일 것이다>


4. 스토리적 평가

기본적으로 프롤로그를 제외하고 5장 구성이며, 각 장은 5~6개의 에피소드로 나뉘어있다. 다만 에피소드의 경우 나중에 책갈피에서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구분은 '장' 기준이라고 보면 된다. 각 장이 끝날 때마다 히로인 선택지가 주어지는데, 이는 4장까지는 큰 흐름에 전혀 상관없다가 5장 시작 시점에서 분기가 나뉘게 된다. 각 장이 끝날 때마다 차회 예고가 나오고 엔딩이 나올 때도 있는데 자막이 없으므로 중국어 실력이 없다면 왜 스킵이 안 되나고 생각하며 넘기게 된다. 살짝 아쉬운 점이지만 일반적으로보컬 가사까지 무비에 띄워주는 경우가 별로 없다고 생각하면 이해할 수는 있다.

내용상으로 살펴보면 주인공 3인방이 친해지는 1장, 각 개개인의 위기가 중심이 되는 2~4장, 주인공-히로인이 같이 겪는 위기가 발생하는 5장으로 구분이 된다. 여기서 문제는 각 장에서의 문제 해결 방식인데, 기본적으로 '주연 A의 위기 발생' -> '해당 주연은 그 문제를 숨기고 혼자서 해결하려함' -> '이를 먼저 포착한 다른 주연 B가 개입하지만 실패' -> '결국 문제가 터지고 조연들이 개입하기 시작함' -> '최종적으로 주연 B나 C가 결정적인 도움을 제공하여 문제 해결'이라는 플롯을 따른다. 이런 구조가 각 장에서 매번 반복되는데, 이는 내용 상의 안정성(조연의 비중 유지 등)과 사건 파악의 용이성에 유리하지만 자칫하면 독자를 지루하게 만들 수 있다. 특히나 이런 연애물을 많이 접해보았을 사람들(보통 이 게임을 접해 볼 생각을 할 정도의 비주얼 노벨 게임 팬이라면 일본 미연시 정도는 당연히 잡아봤을 것라고 생각하므로 아마 대부분이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이 게임이 내세운 건 크게 3가지 방식인데, 첫째는 세부묘사에서 차별화를 꾀하는 것이다. 플롯 자체는 단순하더라도 그를 묘사하는 방식이 뛰어나다면 그 표현 기법과 필력에 감탄하여 매력을 잃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자칫 잘못하면 쓸데없이 분량만 많아 지루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지만, 사건이 진행되는 동안 의 캐릭터들의 미묘한 감정 변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통할 수도 있는 전략이다. 문제는 필자는 이 작품을 영역본으로 플레이했다는 것, 애초에 이 작품의 번역질 자체는 그냥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라 이 작품을 플레이하면서 특별히 문장이 뛰어나다든가 아니면 이 대사는 가슴에 와닿는다 같은 느낌은 받기 힘들었다. 그러면서도 중국어로만 몇 백만 자가 될 정도로 방대한 물량이니 지나치게 쓸데없는 일상묘사가 많고 전체적으로 장황하다는 느낌을 떨치기 힘들었다. 물론 이 부분은 필자가 중국어를 모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이기에 만약 필자가 중국어에 능숙했다면 평가가 달라졌을 거라 생각한다.

두번째와 세번째는 플롯에 신선함과 자극성을 더하는 것이다. 굳이 둘로 나눈 건 새로운 캐릭터들을 투입하는 방식과 플롯 자체의 스케일을 키우는 걸 구분했기 때문이다. 먼저 신캐릭터의 투입에 대해 논해 보자. 기본적으로 이런 시도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고 본다. 특히 새로운 캐릭터들이 매 장마다 더해짐에도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계속 그 존재감을 유지한다는 건 높게 평가할 만하다. 문제는 이 작품이 판타지가 아닌 연애물이라는 것이다. 새로 투입되는 캐릭터는 기존의 캐릭터와 차별화된 속성을 가져야 하는데, 본래 속성이라는 것이 현실을 과장한 것이라 점점 전개가 비현실적이 되어 간다. 엄친아, 양아치, 과거 절친이었지만 현재는 원수, 회장님 등등의 속성을 가진 캐릭터들이 계속해서 투입되는데, 이런 속성의 사람들이 한두 명 정도는 현실에서도 엮일 수도 있을 수 있겠지만 이런 특이한 속성을 가진 캐릭터들이 모두 주연들과 엮인다는 건 뭔가 비현실적이라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다. 비록 학원물 자체가 현실과는 동떨어진 판타지라고는 하나 그래도 지켜야 할 선이 있는 법, 지나친 현실과의 괴리는 '이런 현실도 내게 있었을 수 있었겠지'라는 학원물의 매력 요소 중 하나를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좋은 선택이었다고 봐주기는 힘들다. 

<조연이 활약한다는 것 자체는 좋지만 이런 장면은 결국 현실성을 떨어뜨리는 요소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플롯 자체의 스케일을 키운다는 방안의 문제점은 주연들이 성장한 것 같지 않다는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분명 '다시는 거짓말을 하지 않겠어', '그래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대로 행동하겠어'라고 다짐하며 성장했던 것 같은 캐릭터가 더 큰 위기가 닥쳐오자 다시 '이번 경우는 저번과 다르다'라면서 성장하기 전의 모습을 돌아간다. 물론 현실적으로 작은 사안에는 통했던 방법이 큰 사안에는 통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특히나 후반부의 위기는 2명 이상의 캐릭터의 문제가 엮여 있는지라 어느 한 명이 마음을 다 잡는다고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긴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주변의 격려를 통해서 마음을 다 잡는 주연들의 모습은 작품의 엔딩이 해피 엔딩일지라도 이를 지켜본 플레이어를 불안하게 만든다. 다음 번에 더 큰 문제가 닥치면 다시 전으로 돌아가는 게 아닌가 하고 말이다. 적어도 마지막에는 주변의 도움 없이 주연들이 주도적으로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줬더라면 필자도 웃으면서 이들의 미래를 축복했을텐데 뭔가 불완전 연소된 듯한 미련이 남는다. 

<결국 주연들은 끝까지 그들 스스로 문제에 맞설 수 없었던걸까, 어떻게 보면 현실적일수도 있지만 씁쓸하다>

결론적으로, 이 작품의 스토리는 전체적으로 무난하다고는 할 수 있겠지만 그 이상의 특별함을 기대하긴 힘들다. 다른 말로 말하면 스토리가 안정되어 있긴 하나 큰 충격을 주지는 못하다는 이야기이다. 만약 미연시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었다면 괜찮은 스토리였겠지만, 이 작품을 접하게 될 대다수의 사람들은 아마 일본산 미연시를 많이 접해본 사람들일거라 생각하기에 아쉽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역으로 뒤집어 말하면 연애물의 표준과 같은 이야기이기에 일본산 미연시와 기타 해외 미연시를 비교해볼 사람들에게는 좋은 스토리가 될 수도 있겠다. 일본의 미연시 중 이 작품과 비슷한 플롯을 가진 작품은 넘칠 정도로 많으므로, 비슷한 스토리를 놓고 나라별로 어떻게 그 고유의 색깔을 작품에 녹여내었는지를 관심있게 바라볼 사람들에게 적절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5. 게임성에서의 평가

평범한 스토리와 캐릭터성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이 게임을 소개하기로 결정한 이유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게임성(이라기보단 기능성) 측면에선 왠만한 일본산 미연시와 비교했을 때도 꿇리지 않을 정도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이다. 물론 최근에 나오는 풀프라이스 일본산 미연시에 비교하면 뒤떨어지긴 하나 가격대비로 따졌을 때 이 정도 편의성을 가진 노벨 게임을 여태까지 필자는 보지 못했다. 적어도 스팀에 있는 번역된 일본 미연시이나 비일본산 미연시 중에선 없는 걸로 안다. 그럼 기능을 하나하나 소개하도록 하겠다.    

먼저 ADV 화면을 살펴보자, 기본적인 세이브, 로드, 스킵, 회고 등의 기능이 있지만 필자가 언급하고 싶은 건 좌상단에 보이는 메세지이다. 이 메세지는 작중에 BGM이 새로 등장할 때 마다 나오며 일일히 사운드 앨범에서 찾는 수고를 덜어준다. 소소하지만 제작사의 배려가 느껴지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 외에도 퀵세이브/로드에서 할당한 장면을 보여준다든지, 캐릭터 이름 왼쪽의 별로 대사를 따로 저장할 수 있다는 것도 비슷한 가격대의 비주얼 노벨 등에선 찾아볼 수 없는 배려라고 생각한다.



그 다음은 작중 한 장이라도 플레이하면 해금되는 북마크 기능이다. 이 작품은 선택지가 각 장의 끝에서만 등장하기에 선택지가 나올 때만 저장하는 필자 같은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편리한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각 장을 5~6개의 에피소드로 나누어 각 에피소드 별로 로드할 수 있으며, 플레이 후에 북마크 화면에서 나오는 에피소드 설명이 일기의 형식을 띠는 지라 그 에피소드 당시 주인공의 생각 등을 알 수 있다.


  CG는 SD를 포함해서 84장 정도, 회상은 11개 정도이며 회상의 대부분은 오프닝, 엔딩과 차회 예고 등이다. 이 작품의 진정한 강점 중 하나라 생각하는 건 캐릭터 갤러리인데, 주연이냐 조연이냐 따라 다르지만 각 캐릭터의 SCG를 의상/표정/배경/시간대/상하좌우/원근 등 다양한 옵션을 변경하여 감상할 수 있다. 옥의 티라면 원근 옵션을 아무리 조정해도 전신샷을 볼 순 없다는 것 정도라고 할까, 하지만 가격를 생각하면 이 정도 기능은 정말 혜자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풀프라이스가 아닌 이상 왠만한 일본 미연시에도 없는 기능이라는 걸 생각하다면 더욱 대단하다고 느껴 진다.


BGM은 22개 정도로 작품의 분량에 비해선 적은 편이다. 음악을 중요시하는 분이라면 아쉬운 부분, 대신 앞서 언급한 대로 특정 장면에서 나왔던 BGM를 찾기 편리하며, 각 BGM에 하나하나 작곡가의 코멘트가 달려있어 소소한 즐거움을 준다. 그 외 보컬은 7개인데 가사 해석이 달려있어 중국어를 모르는 입장에서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각 히로인과 서브 캐릭터들의 신년 인사가 첨부되어 있는데 이 부분은 별로 관심이 없는지라서 패스, 두 번째 화면은 ADV 파트에서 언급한 보이스 로드 부분이다.

이상으로 각 항목 별(옵션은 별로 특별한 점이 없어서 생략했다)로 살펴보았는데, 하나하나만 보면 일본산 풀프라이스 미연시에는 미치지 못하는 항목도 있겠지만 적어도 비일본산 해외 미연시 중에선 단연 톱의 위치에 있으며, 가격 측면까지 비교했을 때는 일본산 미연시들도 상대가 되는 작품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본다. 물론 전연령이라는 점이 큰 마이너스로 작용하긴 하는 걸 감안하기는 해야 하지만 말이다. 

6. 기타 언급 사항

계속해서 가격대비를 강조했는데 이 게임은 스팀에서 2500원도 안 되는 가격(2018/2/15 기준으로 본편 2200원)에 팔리고 있다. 물론 DLC로 프리퀄 스토리, OST, 코스프레 앨범(...)가 있긴 하지만 그걸 다 사도 10000 원 내(2018/2/15 기준 8,800원)에 살 수 있다. 이에 비교하면 스팀에 실린 다른 비주얼 노벨 게임들은 창렬에 가까운 수준이라(보통 왠만한 유료 미연시는 본편만 10000원 이상에서 시작한다. 그 이하는 그냥 뽕밭물에 가까운 수준이랄까...) 정말 혜자라고 볼 수 있다. 그러면서도 주인공 제외 풀보이스에 다양한 보컬곡을 갖추고 있으니 이렇게 팔면서 어떻게 이득을 볼 수 있는 지 개인적으로 의문이 들 정도다. 

또한 만약 이 게임을 할 생각이라면 유의할 점으로 유니코드 설정이 필요하다. 스팀에 연동되어 있는 구조 특성상 PC 자체의 언어 설정을 건드리는 게 애플리로케 등을 사용하는 것보다 나은 선택일 것이다. 스팀 폴더에서 개별 실행이 안되는 건 아니지만 그렇게 하면 업적 연동이 안 된다는 단점이 있다. 유료 게임인 만큼 이런 건 기본적인 안내가 되어 있어야 하는 데 아쉽다. 평가 중에도 구매 후 실행이 안 된다고 비추천을 주는 걸 꽤 보았기에 노파심에서 언급한다.

6. 종합

높은 게임성과 적어도 그 발목을 잡지는 않을 정도의 스토리와 캐릭터성을 갖춘 수작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사실 스토리와 캐릭터성 측면에서도 분명 이 정도의 정성이 들어간 작품이라면 필자의 평가보다는 훨씬 높은 점수를 받을 작품이라고 생각하지만, 불행히도 번역의 질이 좋지 않아서 세부 묘사의 수준이나 복선을 놓는 정도 등의 '필력'을 가늠할 수 없었기에 단지 무난하다는 평가를 줄 수 밖에 없었다. 게임성은 위에서 소개한 대로 비슷한 가격은 커녕 그보다 몇 배는 비싼 게임들을 가볍게 제친다. 종합하자면 중국 비주얼 노벨 게임의 저력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는 작품으로, 향후 중국에서 본격적으로 비주얼 노벨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한다면 그야말로 지각변동이 있을 거라 예상된다. 그 저력을 느껴보기 위해서라도 한 번쯤 접해볼 것을 권한다. 비주얼 노벨이라면 일본만 떠올리던 사람들이라면 큰 충격을 받게 될 것이다.

덧글

  • 하운나래 2018/02/15 13:38 # 답글

    포스팅 수고하셨습니다!

    5천원밖에 안 하는 거에 비해 UI도 깔끔하고 그래픽도 좋고 캐릭터도 귀엽네요. 정말로 저 정도의 내용물인데 저 가격인 게 말이 안 된다 싶기도
    하고, 동시에 일본 에로게가 유통&패키지 등의 문제로 얼마나 가격에 거품이 끼어있는지도 알 수 있군요. (웃음)

    언제 시간내서 꼭 해봐야겠습니다.
  • 다크홀 2018/02/15 16:24 #

    포스팅을 쓰면서 정말 본인이 중국어를 조금만 알았다면 더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었을 텐데 하면서 아쉬웠습니다.

    공을 많이 들였다는 게 한눈에 봐도 느껴져서 그렇습니다. 영어 번역만 좋았더라면(나중에 가면 그를 그녀로 쓰는 등 개판이 되서 말이죠) 더 좋은 평가를 줄 수 있었는데 하면 말이죠. 뭐 사실 좋은 점수를 못 주는 건 이 포스팅을 하다가 컴퓨터가 맛이 가서 한번 멘붕했다는 이유도 있지만요(웃음)

    그래픽 같은 부분은 제가 눈이 없어서 평가하기 곤란했는데 좋게 평가하시니 다행입니다. 전 그래픽이나 사운드는 아직 잘 몰라서 제대로 평가항목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애초에 저 자신이 어느 정도 이상 되면 신경안 쓰는 부분이기도 해서 말입니다. 이 부분은 혹시나 플레이하시게 될 분들에게 맡길 수 밖에 없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실질적으로 포스팅에 달린 첫 댓글을 주신 분인지라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좋은 설 연휴 보내세요.

    p.s. 사실 정확히는 본편만 2200원이더군요. 이걸 살 때 꾸러미로 샀는지라 착오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가격 확인을 다시 해보는 중 수정했는데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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